펄럭이는 검푸른 잎새

사막의 해바라기

느릿 느릿한 걸음 향해 손짓하며

장엄하게 타오르는 해바라기

너의 고귀한 위용을 알고 있단다

굵은 소금알 매일 한 줌 씩 씹으며

사하라를 터덜 터덜 걸어가는 우리는

오늘도 두 개 혹 달린 고독한 낙타는

춤추는 마호멧의 젊은 연인들을

아득히 파도치는 물빛 커튼을

나는 지켜주고 싶구나

아, 별밤처럼 찬란한 너의 침실 앞

펄럭이는 사막의 아쿠아마린 하늘을

페르시안 양탄자 위에서

돈황석굴 눈을 부릅 뜬 윈깡 석불 아래

모래산, 아름다운 곡선되어 물결치던

실크로드 인도하던 사막에 도성의 꿈

한 보름 열사의 모래바람 헤치고 온

오늘 시안 향해 다시 떠나가는 대상을

말없이 따르던 슬픈 그림자만이 아닌

사라진 고대 왕국을 부르는

꾸밈없는 저 유치스러운 손짓은

단순한 열망에 까맣게 무르익은

수천 수만의 눈동자는

젊은 숫사자 등어리 갈기처럼

크게 펄럭이는 검푸른 잎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