드디어 영글고 익으면
작성자
수란96
작성일
18-08-08 22:31
조회
46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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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금은 떠나야 하는 때
우린 지금
잃어버린
삶의 한 자락을 바라봅니다.
참으로 참으로
기쁨 속에 땀흘리며
일한 부지런했던 여름이었습니다.
드디어 영글고 익으면
터전이었던 가지를 떠나야 됨을
그래서 땅에 떨어져
새 생명의 부활을 위해
아름다운 죽음을
맞이 할 때가 왔음을
아아 하나님
우린 당신의
참 뜻을 알고 있었습니다.
그리하여
두 손을 모아야 합니다.
그리고 긴긴 기도를
타는 불꽃되어 열렬하게 시작합니다.
지금은 떠나야 하는 때
아무 말씀 없으셔도
우린 잘 압니다.
번개치고 사납게
퍼부은 비바람
속속드리 파고든
여름내 타던 열기 속에서
손수 가꾼 당신의 그 뜻을
그리하여 가지가 휘도록
풍성하게 매달린
눈부신 신비로
열매마다
새까만 씨앗을 품고
이제 떠나는
향연도 끝나려 합니다.